롬복에 온이상 이놈은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 이제는 등산장비 까지 갖춰놨으니, 거리낄 이유가 없다. 여행사에 등록하여 다른 사람이 join 할때 까지 마냥 기다리느니, 그냥 RTC 로 직접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쁘라마 및 대부분의 여행사의 린자니 화산 등반 프로그램도 결국엔 RTC 에 가이드 및 짐꾼, 일정 등을 신청해야 한다)

분화중인 린자니화산. 최근 폭발 기록은 1966년이다(웹 발췌)
"똑똑!" 노크소리에 잠을깨 시계를 쳐다보니, 아침 7시. 역시나 아침먹으라고 몸소 갖다준다. 게다가 룸서비스 요원(?)은 호텔 경비원 이었다. 제복차림에 진압용 몽둥이 를 옆에차고 '아침식사 입니다.' 라니....계란후라이 라도 하나 갖다달라면 영창이라도 보내는건가...Orz
호텔 옆 항공사에 부킹하러 갔는데 컴퓨터 고장이라고 10시쯤 다시 오라고한다. 한국행 비행기가 새벽 03:00 에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서 출발하니 적어도 전날에는 발리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리 항공권을 끊어놓는 것이 상책. 컴퓨터가 고장났다니 할수 없이 구두예약만 해놓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항공사를 빠져나옴.
만다리카 터미널(Mandalika in Mataram) -> 안야르(Anyar) 까지 버스 -> 세나루(Senaru) 까지 베모 버스 이용 -> 린자니 트레킹 센터(RTC) 까지 택시건 베모건 아무거나 타고가기. 론니에 소개된 세나루 까지의 교통편을 참조하며 만다리카 터미널로 블루버드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기사 왈. "세나루 까지 버스로 가게? 버스는 정류장도 너무 많고, 사람도 너무 많아. 시간도 오래걸리고. 나랑 같이가. 나는 네가 기다려 달라면 기다리고 편~하게 거기 까지 갈수 있어." 가격이 얼마정도 하냐고 묻자 200,000(약 2만원) 루피아 정도 밖에 안한다고 한다. 당연히 버스타고 가야지.
계속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택시기사를 등지고 드디어 만다리카 버스 터미널 도착. 내리자 마자 호객꾼들이 8명정도 들러붙어서 어디가냐고 집요하게 묻는다. 간신히 뿌리치고 다짜고짜 터미널로 보이는 건물 안에 들어가보니 티켓 판매원이 보이지 않는다. 안내원도 전혀 없다. 뭐지...이건, 어딜가야 티켓을 살 수가 있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수 밖에.
결국 호객꾼 에게 세나루로 가는 대중버스편을 물어보니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다. 따라가보니 결국 아까 택시에서 내렸던 곳에 가서 똑같은 호객꾼들 에게 둘러쌓인다. 나....뭐한거지?
결국 이런저런 협상끝에 호텔까지 귀환, 그리고 항공사 들렸다가 세나루까지 220,000 루피아 에 합의. 이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호객꾼 중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29살의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아무래도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있으면 관광객들에게 이런 교통편 뿐 아니라 관광지 예약도 가능하니, 통역하는 사람에게 수수료로 얼마가 떨어지나 보다.
자신의 큰형이 RTC 에 있다고 린자니 산 등반을 예약하려면 큰형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얘기한다. "Good, Thankyou"
호텔로 돌아와 짐을 모두 챙기고, 항공사에 들려 발리행 비행기표를 재 예약 하려 하니, 아직도 컴퓨터가 안 고쳐졌단다. 할수없다. 일단 3~4일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이야기 하고 봉고차로 돌아와 세나루를 향해 출발. 드디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린자니 산으로 간다. 기다려라.
만다리카 터미널의 호객꾼(?) 의 큰형 이름은 아멧(Amet) 이었다. 반갑다는 인사를 하고 트래킹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혼자 올라갈것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정해진 가격표를 보여준다. 컥...인도네시아 에서 이렇게 비싼 관광프로그램 은 본적이 없다. 1 pax(1 인) 일경우 가격이 무려 2 milion 이 넘는다. 한화로 약 21만원. 그것도 2박3일의 일반 코스가격이라니.. 2~3 인 일 경우 가격은 1.1 million 이다. 거의 1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다니..
당연히 2~3인용 코스로 등록하고 나서, 내일 등반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확실히 모른댄다. 호주인 2명이 예약하기는 했는데 내일 가봐야 알겠다고 한다. 아멧에게 싸고 좋은 호텔 소개시켜달라고 하니,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린자니 화산 등반 많이 와 사람들?"
"많이 오지"
"얼마나 많이?"
"건기에는 하루에 2-300 명씩 와"
"와우. 엄청나군. 아멧. 너도 린자니산 가이드 하니?"
"지금은 안해"
소개받은 호텔은 잠자리만 가능한 곳이다. 하룻방에 75,000 루피아. 짐만 풀어놓고 밖에 나와서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딱 좋은게 있지. 바로 론니에 나와있는 2개의 거대한 폭포이다. 구경가자!!!
호텔에 소속된 뒷편의 레스토랑(호텔보다 더 크다..)으로 가니 폭포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1인일 경우 가격은 180,000 루피아. 2 or more 일 경우 가격은 95,000 루피아. 주인이 1 person 용으로 끊으려는걸 다른일행 들과 함께 가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니 단체용으로 끊어준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냐고 식당주인에게 물어보니, 지금 바로 간단다. 조금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가이드로 보이는 청년(?) 한명 발견. 식당으로 쫄래쫄래 들어와서는 나를 한번 슬쩍 살펴보고는 자기가 폭포관광 가이드라고 얘기하며 바로 출발하자고 보챈다. 뭐지? 나 혼자 가는거였나? 돈은 분명 2~3인 이상 패키지로 지불했었는데? 여기서는 확정가 라는게 없나보다. 특히나 관광,여행 같은 상품의 경우 흥정은 필수라는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가이드 이름은 '렐리' 였다. 한국인을 좋아한다고 처음부터 아부성(?) 멘트를 날리더니 2년전에 한국인 14명이 여기를 왔다갔는데 팁을 무려 50 USD 를 주고 갔다며 입에 침이 닳도록 칭찬을 한다.
"팁을 줘야해? 가이드 한테?"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 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팁을 줘. 주고싶으면 주고 아니면 안줘도 되. 너에게 달려있어"
또 나왔다. 제일 싫어하는 말. '너에게 달려있어' 그건 그렇고 50 USD 면 너무 많은 돈이다. 기분좋아 준것치고는. 필요이상으로 많은 팁은 다음에 올 관광객들에게도 좋지 않다.
신당길라 폭포 영상.
띠유껠렙 폭포 영상 1
띠유껠렙 폭포 영상 2
폭포 관광을 마치고 이 친구에게 팁을 줘야 할까 말까를 놓고 한참 고민하는데, 이 친구 한국이 너무좋아 라는 말로 열창을 한다. 결국 밥사주고(27,000 루피아) 별도의 팁 10,000 루피아 를 주고 빠이빠이.
자신을 Joan 이라고 소개한 같은 벙갈로 에 묵게된 미모의 프렌치 여자는 Sengigi 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자신도 내일 린자니에 오를거라면서, 나와는 다른 루트로 오를거라고 한다. Western 들은 혼자다니는 여자들도 많은데 이상하게도 거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동양인들은 혼자 여행다니는 여자들은 거의 없다. 발리에서 몇명 봤었는데 그나마 일본인 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악명높기로 유명한 린자니 화산아닌가..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란건가. 그런면에서 이 프랑스 여자는 어떤면에선 존경심이 든다.
"께에에~ 꿍~께꿍~께꿍" 생전 처음 들어보는 너무나 기이한 소리.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나 깨끗하고 맑은소리 게다가 저렇게 우렁차고 또렷하게 들리니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저 이국적인 소리에 근원지를 쳐다보며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대체 저게 무슨소리지? 무슨 동물이야?"
소리의 범인은 또께(Toke)라고 불리는 도마뱀 처럼 생긴 녀석이다. 열대 지방에 사는 야행성 동물로 찌짝(Cecak)보다 크고 몸에 반점이 있다. 어두운 곳에 숨어 지내기 때문에 좀처럼 사람눈에 띄지 않는다. 나무 및 숲이 있는 곳에 많이 서식한다. 어둠속에서 이놈은 울기 전에 준비운동(?)으로 작게 몇번 그르렁(?) 거린다음 큰소리로 쩌렁쩌렁 하게 몇번씩 울어댔다.

기이하고도 청령한 소리로 쩌렁쩌렁 울어대는 또께 Toke. 누구라도 이소리를 듣는순간 그 독특함이 머릿속에 각인될것이다. (웹 발췌)
내일은 아침일찍 린자니산을 등반해야 한다. 최대한 일찍 등산장비를 세팅해놓고 자도록하자. 저녁먹고 곧바로 방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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